My Fair Ladies – 16부 – 생바성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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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Fair Ladies – 16부 – 생바성공기 – 생바성공기

“여기…뭐하는 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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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앞자리에 앉은 그녀는 무척이나 부끄러워했다.



무슨 죄라도 지은 사람마냥 고개를 들지 못하고 내가 묻는 말에도



테이블만 바라보며 “네!” “아뇨!” 만 반복할 뿐이다.



조금 긴 말이 필요한 질문엔 아예 답변을 하지 않는다.



나는 답답하기도 하고 재미가 있어서 이렇게 물었다.



“아니? 그렇게 부끄럼 타시는 분이 어떻게 그런데 전화를 하시고



또 이렇게 절 만나러 나오셨어요? 하하하..”



이제는 그녀의 귀밑까지 빨개졌다.





어제까지만 해도 그녀와 나는 생판 모르는 사이였다.



어제 아침 사무실에서 전화방에 음성 남겨 놓고 기다리는데



노래를 너 댓 곡이나 들은 후에야 첫 번째로 연결된 여자가 그녀였다.



“안녕하세요?” 서로 한마디씩 나누고는 서로 상당한 침묵이 흘렀다.



그 당시 전화방에 어느 정도 이력이 난 나는 먼저 바람잡는 일도 귀찮아져서



상대방이 노는대로 적당히 응대해 주다가 상대방에 대한 나름대로의 파악이 끝난 후에야



적극적으로 달라붙든지 전화를 끝내든지 할 때였다.



난 이 여자가 전화를 끊었나? 하고



“여보세요?” 했더니 “네!” 한다.



그리고 또 서로 침묵……….



“말씀 좀 해 보세요!”



“……………네!”



이번엔 정적!!!!!!!!!



성질 급한 놈 숨넘어 갈 정도로 답답했다.



전화를 그냥 끊어 버릴까 하다가 그래도 첫 손님인데 참아야지….!



최대한 성질 죽여가며 내 이름(물론 가명) 가르쳐 주고 그녀 이름 묻고,



내 나이 알려주고 그녀 나이 묻고….



그런데 평균 3번씩은 물어야 답이 나온다.



다른 얘기 하나도 못하고 장장 두시간 여에 걸쳐 내가 알아낸 그녀에 대한 정보는….



나이는 30대 중반(으로 기억), 거주지 춘천,



가끔 강남에 있는 친군지 누군지 의상실에 일 봐주러 서울에 나오며,



혼자 살고 있고, 오늘 처음 전화방에 전화 걸었는데



첫 번째에는 남자 목소리 들리자 마자 겁나서 전화끊고 내가 두 번째.



전화 건 이유는 ……..”그냥!”



통화하는 중간 중간에 정말 답답해서 전화 끊을려고 했는데,



전화방 처음이라는 말에 구미 당겼다가



춘천 산다고 해서 끊으려다 서울 가끔 나온다는 말에 넘어가고



살 안쪘다는 말에 또 확 땡기고….



그러다보니 그녀가 정말 수즙음을 많이 타는 여자인지



내숭을 까고 있는건지도 궁금해졌다.



통화가 거의 끝나갈 즈음 나는 그녀에게



단도 직입적으로 만나자고 했다. 



싫다면 그만 둘 생각으로.



그런데 만나자는 말에는 한 두 번의 재촉 끝에 



그녀가 의외로 쉽게 “네!”를 했다.



그래서 그 다음날인 오늘 롯데호텔 커피샾에서 만나게 된 것이었다.







난 사실 그녀가 나올 것이라는 큰 기대는 안 했었다.



전화방에서 약속하고 바람 맞은게 한 두 번인가!



나는 그 때쯤에는 상대방에게 내 전화 번호를 가르쳐 주는 게



무지무지하게 위험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기에



만나기 전까지는 절대 내 핸드폰 번호를 여자에게 가르쳐 주지 않았었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의 간단한 외모를 설명하고 만나기로 했었다.



나는 와이셔츠까지 올 블랙에 노란 넥타이(여자에게 설명해 주기 제일 편해



얼굴 모르는 여자 만날 때 주로 착용하던 복장이었음),



그녀는 옷 얘기는 없었던 것 같고 단발머리에 키 좀 크고 마른 편….



커피샾에 일찍 도착해 한 바퀴 휘둘러보니 인상착의에 해당하는 여자가



혼자 앉아 있는 테이블이 없었다. 입구 잘 보이는 곳에 노란 넥타이 



길게 빼고 앉아 있는데 비슷한 여자가 하나 들어오더니 커피샾을 한바퀴 휭 돌고는



여 종업원에게 다가가 무슨 말인가를 한다.



들어오면서 나를 봤을텐데도 그냥 지나쳤길래 아닌가 보구나 했는데



여 종업원이 사람찾을 때 들고 다니는 작은 칠판에 뭘 쓰려는 것을 보고 



이 여자가 페이징을 하려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얼른 다가가서 보니 내가 알려준 이름을 적고 있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날 못 봤나구 물었더니 보기는 했는데 잘 모르겠더란다.



좀 물어보지 그랬냐니까….



“부끄러워서…..”



아니 이 여자가 커피샾에서 종업원이 종 땡땡치고 다니며 온 사람들에게



“나 얼굴 모르는 남자 만나러 왔어요!” 광고한 후에 만나는게



얼마나 쪽 팔리는 일 인줄 모르나? 







앞에 앉은 그녀를 보며 나는 코스모스를 연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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